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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호] 사회적경제 가치를 디자인하는 협동조합 '동네 마실방 뜰'
  • 관리자
  • 2021-06-28
  • 1012

 

오늘은 동네 쉐프의 날

마을을 가꾸는 협동조합 동네마실방 뜰 10년 이후

사회적 경제 가치를 디자인 하는 협동조합 동네 마실방

 

 

충남사회적경제 도민기자단 유 재 준

 

 

2010년 겨울, 마을에 하나 뿐이던 맥주집이 문을 닫게 되었다. 동네 사랑방과 같이 마을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 주던 하나 뿐인 맥주집이 사라진 것이다. 모두가 함께 하는 공간이 없어진다는 것은 주민들에게도 큰 충격이었고, 주민들 스스로가 직접 나서서 주점을 열었다. 한국 최초의 협동조합형 주점 동네 마실방 의 등장이다.

 

여기 뜰에서 특별한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음식 솜씨가 뛰어난 동네 주민들이 주점의 일일 쉐프로 나섰기 때문이다. 202169일 농번기를 맞이하여 특별 요리와 채식 안주를 준비했다.

이전하기 전 뜰 내부 모습 (2012년)

 

동네 마실방 ’(이하 뜰)을 되돌아 보다.

뜰의 시작은 이러했다. 2011년 늦가을에 동네 술꾼들이 고민에 빠졌다. 홍동면 단위에서 유일하게 있던 주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시골에서의 동네 주점은 특별한 만남의 공간이다. 면 단위의 시골은 저녁 7시만 되도 길거리가 한산해진다. 다들 머물 곳이 없으므로 집으로 향한다. 그래서 늦게까지 문을 여는 주점은 모두에게 특별한 곳이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먼저 판다고 했나? 목마른 마을의 40대 청년들이 나섰다. 먼저 마을 사람에게 설명회를 하고 동네 마실방 뜰에 대한 취지를 공유하였다.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주민 100여 명으로부터 출자금 1,800만 원을 모았다. 턱없이 부족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방기기와 테이블과 의자는 중고 기부를 통해 마련했다. 초등학교 꼬마부터 60대의 주민까지 틈나는 대로 현장에 와서 일손도 보탰다. 경영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운영위를 구성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뜰이 올해로 10년이 된 것이다.

뜰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조합원 명단

그 동안 존폐의 기로가 여러 번 있었지만 운영진은 그때마다 총회를 통해 조합원에게서 해답을 찾았다. 이제는 정식으로 협동조합 형태를 갖추고 조직도 재정비했다. 4명의 등기이사와 세대를 대표하는 젊은 이사들로 운영진을 채웠다. 최근에 낮들도 다시 문을 열었다. 두 달 만에 동네 맛집으로 소문날 정도로 매일 만석을 이루고 있다.

21년 총회모습 세대별 운영진들

뜰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동네 마실방 뜰이 10년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초창기부터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주민은 추억의 힘이라고 이유를 말한다. 이웃들이 힘 모아 마련하여 운영하는 동네 마실방 뜰은 서로의 대소사를 축하해 주던 공간으로, 퇴근길에 들러 이웃과 이런저런 수다를 나누던 공간으로, 학부모 모임을 열어 마을 아이들 걱정을 털어놓던 공간으로, 당연하게 자리를 잡아왔다. 그렇게 지역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쌓여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근처에 편의점이 생기고 새로운 호프집이 생겨도 미운 정 고운 정이 깃들어 있는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뜰을 계속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과 공동체를 이어주는 만남의 장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곳에서 소통하고 함께 마을을 디자인하고 이를 통해 마을이 성장한 것이다.

 

오늘은 동네 요리사의 날. 돌아온 주방장

오늘 7번째 요리사는 10년 전 뜰 초대 주방장이 맡았다. 뜰 요리는 대부분 마을에서 농사지은 채소와 최상의 음식 재료를 사용하여 원가가 높다. 사서 먹는 입장에서 보면 가성비는 뛰어 났지만 수익률이 높을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동네쉐프의 날(6.9)

오늘 요리는 손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요리를 준비했다. 마을에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그래서 선뜻 오기를 꺼려하는 이들을 위해 과일과 채소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 요리를 준비했다. 농번기에 지친 주민을 위해 주방장의 특선요리로 오징어 두루치기, 그리고 표고버섯과 죽순이 들어간 달걀탕을 준비했다. 한 주민의 말대로 추억의 힘이었을까? 바쁜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이 왔다.

 

동네 쉐프의 날을 기획한 뜰 홍수민 운영이사는 참모습을 상상하며 기획하게 되었어요. 정겨운 이웃이 가장 자신있는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고 그 이웃을 응원하러 또는 새로운 음식을 맛보러 놀러가 반가운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 바로 동네쉐프의 날인 거죠.’

홍수민이사가 뜰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 뜰 운영 계획에 대해 홍수민이사는 뜰은 10년 전 30,40대가 주축이 되어 만든 거였어요. 지금 그들은 50대가 되었고, 주위에 그들이 갈 만한 술 마실 고기집, 선술집들이 많이 생겼고, 나이가 들어 술도 약해지고 모임도 예전처럼 왕성하지 않아졌어요. 협동조합 동네 마실방 뜰의 주인공이 바뀐 거죠. 지금의 20대부터 40대까지 이야기를 오래 할 수 있는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주점을 찾는 분들이라 생각해요.”

 

동네 쉐프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 예전처럼 공간 대관도 활발해지고 공연도 자주 열 것이라고 한다. 뜰에서 구입한 푸드트럭 운영 논의도 시작하여 하반기에는 마을 곳곳에서, 어느 마을의 논두렁에 서 있는 푸드트럭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동네쉐프의 날 특별 메뉴

앞으로도 뜰은 마을의 소통 공간으로 그리고 마을의 사회적 가치를 디자인하는 역할을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뜰은 모임 공간을 제공하며 사람과 마을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소소한 변화와 노력을 소중하게 여긴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10여년 간 협동조합 동네 마실방뜰을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뜰 운영시간:

낮뜰: 11~6(돈까스카레덮밥, 해물라면, 샐러드김밥 등)

저녁뜰: 7~12(치킨, 생맥주, ) 일요일은 휴무

문의(041-631-3318 0109420-3318)/홍성군 홍동면 송품마을